특별히 포근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은 햇살이지만.
괜히 기분 좋아지는 그런 날이 있다.
얼어붙은 눈의 끝자락이 미처 다 녹지 않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이 있다.
그다지 좋을 일도 없는 일상인데.
그냥 갈라지는 그림자 한자락을 보고도 웃음이 나는
그런 날이 있다.
방구석에 처박혀있던 cd에서
몇년째 못찾고 잊혀져있던 노래파일이 발견되는 날이 그러하고.
하루 종일 예배만 드린걸로도,
마음에 뚫린 구멍을 느끼지 못하는 날이 그러하고,
혼자 실컫 오버하고 웃고 떠들다가 집에 들어와도,
적막하지 않는 날이 그러하다.
새로 산 카메라를 들고 공셔터를 날리며 집에 돌아오는 날이 그러하고,
이유도 없이 니가 많이 웃어주는 날이 그러하다.